별자리 이야기 - 큰곰자리
널리 알려진 북두칠성 사진이다.
사실 북두칠성은 큰곰자리의 엉덩이~꼬리 부분으로 현대에 공인된 별자리는 아닌데
워낙 찾기 쉽기도 하고 1년 내내 보이는 별자리계의 고인물 같은 느낌이라...
서울에서 태어난 10대 20대 친구들은 이것도 신기해하기는 하더만.
그리스 신화의 많은 이야기가 올림포스의 주신主神이자 바람둥이의 화신과도 같은 제우스로부터 시작된다.
뭐 이런 쓰레기 같은 인간 신이 다 있나 싶지만, 어쨌건 당대 사람들이 그렸던 제우스는 저랬었나보다.
그 중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칼리스토다.
이름부터 가장 아름다운 칼리스테καλλιστη에서 나왔다고 하니
진짜 이뻤을 거다.
물론 뭐... 이름만 이뻤을 수도 있지만
신화를 형성하는 후대의 사람들이 그린 이미지이니 정말 예뻐서 그렇게 지어줬을 거다.
거기에 아르카디아의 왕 뤼카온의 딸이었으니 신분도 공주였고...
그렇게 예뻤는데 하필이면 처녀신 아르테미스를 섬기게 되어 처녀로 남기로 맹세했고,
원래 내 것이 아니면 더 선망하게 되는 것처럼
다른 남신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었나보다.
그런데 이 슈레기 같은 제우스는 포기를 모르는 남자 정대만 같아서 이 미인을 가만히 놔둘 리가 없다.
제우스는 정말 뻔뻔스럽게도 무려 딸 아르테미스로 변신해서 칼리스토에게 접근한 후 사랑을 나눴는데,
현실에서는 몇년씩 노력해도 임신이 안되어서 고민하는 부부들이 계시지만
신화에서는 그런거 없다. 한방에 임신.
평생 처녀로 살기로 맹세했는데 졸지에 맹세를 어긴 칼리스토는 목욕 도중에 아르테미스에게 임신 사실을 들키게 되고,
맹세를 어긴 죄로 추방을 당한다.
그 후 동굴에서 아들 아르카스를 낳고 숨어 지내던 중...
헤라에게 그 사실이 알려져 저주를 받고 곰으로 변하게 된다.
일단 칼리스토는 그 자리를 피했으나, 나중에 장성한 아들 아르카스가 사냥을 나왔다가
곰이 된 칼리스토에게 화살을 겨누던 찰나,
제우스가 아들까지 곰으로 만들어 모자母子를 네발로 걷게 만들고-_-
하늘로 올려 별자리로 만든 것이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에 얽힌 그리스 신화이다.
여기서 끝나면 좋으련만...
바람둥이 제우스의 격에 맞게 마누라 질투의 여신 헤라가
어떻게 저딴 것들이 하늘의 별이 될 수 있냐고 물조차 못마시게 해달라고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와 테튀스에게 부탁해서
북쪽에서 고정되어 쉬지도 못하게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 헤라의 분노가 누그러진 후에야 칼리스토는 꼬리에 물칠이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열심히 치기는 했는데, 사실 뭐... 나도 나무위키 + 위키피디아 컨닝하면서 쓰는 거라,
여기까지는 별 차이 없을 거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걸 어떤 컨텍스트로 읽을 것인지이다.
물론 신화는 신화일 뿐 과도하게 감정이입을 할 필요는 없지만,
나는 동시에 신화는 당대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도대체 왜 이렇게 칼리스토만 불쌍한지는 당췌 이해할 수가 없으나
막연히 생각하건대, 당시에는 불륜녀 쪽에 확실히 사회적인 페널티가 많았던 것이 아닐까 싶다.
제우스의 바람기는 어떻게 보면 남성성에 대한 강조였을 것 같고,
헤라의 질투는 남자의 외도에 바가지로 반응하는 속좁은 여편네 같은 느낌이랄까...-_-
심지어 칼리스토는 제우스한테 속아서 사실상 강제로 당한 것 뿐인데,
같은 여자인 아르테미스에게 추방당하고 헤라에게 저주까지 받고.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다.
수천년 전의 사람들의 문화이니까 현대의 감정으로 모든 걸 이해하기는 어렵겠지.
그런데 좀 더 짜증나는 사건이 후대에 일어나는데,
바로 갈릴레이가 붙인 4대 위성이다.
이오 - 에우로파 - 가니메데 - 칼리스토
이 이름의 주인공들은 요즘식으로 이야기하면
전부 성폭력 피해자이다-_-
그나마 다른 세 명, 이오는 고생은 오질라게 했지만 결국 사람으로 돌아왔고,
에우로페는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아들도 낳고(생각해보면 이것도 끔찍하다만)
가니메데는 납치는 당했어도 제우스 옆에서 술따르면서 불로불사도 얻고 했는데
칼리스토는 그딴 것도 없이 걍 일방적으로 모든 이에게 뚜까맞다가 별이 됐는데.
갈릴레이 선생의 센스 없는 네이밍 덕에
앞으로도 이름이 바뀌기 전까지는 목성(Jupiter=Zeus) 옆을 돌아야 하니 이 어찌 기구하지 않나...
재탄생이라는 뜻의 르네상스에 엄청난 환상을 품고 있었지만, 인간에 대한 존중은 그때까지도 바라기 힘든 것이었나보다 싶기도 하고.
그런데 사실 멀리 갈 것도 없이
imnews.imbc.com/replay/1997/nwdesk/article/1768738_30717.html
택시운전사에게 성폭행 당한 여대생 유서 쓰고 투신자살[최영태]
imnews.imbc.com
이게 무려 1997년 뉴스 해설이다.
다행히 찾아보니
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96
[선소리] [선소리] “강간당한 여성은 모두 자살해야 하나” 항의 빗발 - 미디어오늘
MBC 엉뚱한 멘트로 사과방송까지○…MBC뉴스데스크가 성폭행을 비관해 자살한 여대생에 대해 보도하면서, 엉뚱하게 여성의 정조관념을 강조해 빈축을 자초.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9월 11일 경남
www.mediatoday.co.kr
가루가 되도록 까였고, 이때쯤 부터는 그래도 자정작용이라는게 동작은 하나보다 싶더란.
그래도 몇천년 지나니 조금은 발전이 있구만.
위키를 뒤져보니 이게 그래도 예술가들에게는 영감을 줬던지 관련 회화가 엄청나게 많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commons.wikimedia.org/wiki/Category:Paintings_of_Zeus_and_Callisto
Category:Paintings of Zeus and Callisto -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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