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 이야기 - 오리온자리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업뎃이 늦었다.
오늘 이야기할 별자리는 오리온 자리이다.
오리온자리의 특징을 보자면...
기본적으로 금수저다-_-;;
일단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가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과 함께
겨울철의 대삼각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다른 별(또는 별자리)를 찾는 겨울철의 이정표로 너무나도 유명하고,
리겔 역시 겨울철의 대육각형의 구성원이다.
(이거 뭐 다른 별자리는 기 죽어서 살겠나...)
남들은 한개만 있어도 나름 콧방귀 좀 뀌는게 1등성인데
0등성을 무려 2개나 가지고 있고(좌상단 베텔게우스, 우하단 리겔),
영세한 별자리는 하나 갖기도 어려운 2등성도 무려 5개를 가지고 있다-_-;;
오리온의 벨트라고 불리는 2등성 3콤보도 갖고 있고
이렇게 밝은 턱에 별자리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북두칠성(현재 별자리는 아니지만)과 함께
유명한 별자리 Top2를 자랑하는 금수저 별자리이다.
육안으로 보이는 것만 화려한 것이 아니다.
육안으로도 희끄무레하게 보이는 M42 오리온 대성운은
고오오오급 관측자들도 지속적으로 촬영, 관측시도를 하는 인기스타이시고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그 유명한 말머리 성운부터 해서 트라페지움, 버나드 루프 등등의 어마무시한 걸 많이 많이 갖고 있다.
천구의 적도 근처를 지나기 때문에 극단적인 남북이 아니라면
남반구 북반구 할 것 없이 모두 볼 수 있다고 한다(남반구를 가본 적이 없어서..)
오리온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이것일 테고-_-(나름 제일 밝은 별 7개에다가 하나만 색깔이 다르다-_-!!)
필자 같은 메탈 덕후는
이 형님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_-;; (연주곡이라 메탈리카의 의도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어디서 따왔는지는 몰라도
그리스 신화에서의 오리온은 사냥꾼이다.
신화에서의 오리온도 오리온 별자리와 다르지 않아서
금수저 존잘 사냥꾼이었다-_- 더러운 세상-_-
아빠는 무려 바다의 신이자 올륌포스 No. 2 포세이돈이고
키도 고작 180 이상이 아닌 거인족이었으며
사냥꾼이었으니 운동도 잘했겠지.
그러니 예쁜 여자신을 만나게 될 수 밖에 없고...
여친은 달의 여신이자 사냥의 여신이면서 순결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였다.
필자같은 방구석 아싸들에게는 아주 혐오스러운 종족이다-_-
하지만 여친을 잘못 골랐다.
아르테미스의 오빠(신화에 따라 다르게 서술되지만 그래도 오빠가 동생을 극성으로 챙기는 게 덜 거슬릴 것 같아서)인 아폴론이 지극한 동생 빠돌이었기 때문이다.
아폴론은 아르테미스와 사귀는 오리온이 영 탐탁치 않았고,
전갈을 보내서 오리온을 죽이려고 했다.
결국 오리온은 죽고 전갈과 오리온 모두를 별자리로 만들어달라는 아폴론의 청을
제우스가 수락하여 둘 다 별자리가 되는데,
그래서 전갈자리는 여름에 뜨고 오리온은 전갈을 피해 겨울 하늘에 뜬다는 기가 막힌 설정.
다른 버전에서는 아폴론이 활부심 쩌는 아르테미스에게 "님, 저 멀리 있는거 맞출 수 있음?"이라고 부추겨
아르테미스가 남친을 직접 죽이게 했다는 얘기도 있기는 하다만
그건 너무 잔인하지 않나 싶다.
나는 그냥 전갈에게 죽는 스토리가 더 마음에 든다..
또 다른 버전에서는 오리온이 자기가 지구 상에 있는 모든 걸 다 죽일 수 있다고 자랑질을 했고,
대지의 신 가이아가 이에 분노하여
전갈을 만들어서 보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영문 위키피디아에서는 이걸 첫번째로 서술했다),
원래 신들 앞에서 자랑질했다가 좋은 꼴 보는 일이 없는게
그리스 신화 클리셰라 이 쪽이 더 신뢰가 가기도 한다.
좀 짜증나는 건...
왜 이렇게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별자리에
(엄친아기는 하지만) 업적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오리온의 이름이 붙었는가 하는 것이다...-_-
개인적으로는 이 아름다운 별자리에는
그리스 최고 영웅 헤라클레스의 이름이 붙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그 당시에는 그 당시의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건 기억될 만큼의 명성은 있었으니 별자리가 됐을 것이고,
또 어중간한 뮤즈도 아닌 12주신 중 한 명과 스캔들이 있었으니
내가 개무시하는 것처럼 듣보잡 인물은 아니었을 것이다-_-
당장 영문 위키피디아만 뒤져봐도 꽤나 많은 바리에이션이 있는 걸 봐서는
나름 고대에서는 유명했을지도 모르겠다.
예나 지금이나 인물 좋다고 대우 받는 건 똑같은가 보다.
더러운 세상-_-
이거 봐서는 딱히 모르겠지만-_-
이건 또 중세 대에 그린 그림이라 또 작가의 튜닝이 들어갔을 테고,
후대의 우리는 상상할 수 밖에.
그래도 고대니까 마초적이고 와일드한 상남자 스타일이 인기였지 않았을까.
뭐 어쨌건 처음에도 밝혔듯이
개인적으로는 정말 별로지만
전갈자리는 너무나 전갈처럼 생겼고
오리온자리는 너무나 사람같이 생겨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고대 그리스인의 상상력에는 늘 박수 갈채를.
날씨가 오지게 추워지는 겨울이지만...
그래도 매년 한번쯤은 제대로 보고 싶어지는 별자리다.
매년 생각만 하고 이불 덮고 사진만 보는 건 함정
덧말 1.
이 작품에서는 확실히 잘생긴 것 같다.
덧말 2.
이상한 노래로 유명하다.
최소한 한국의 겨울에 따라하면 얼어죽을 가능성이 높으니 따라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