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 이리오모테지마 여행기 #1
그 동안의 어마무시한 귀차니즘 + 무기력증으로
다녀온지 1년이 다 된 여행의 후기를 이제서야 쓰기로 했다.
여행의 목적은 일본의 성공보호구(星空保護區 - 한자 맞겠지..?),
우리말로 하면 대충 밤하늘보호구역으로 지정이 되어 있는 이리오모테의 은하수를 담아오는 것
+ 그 유명한 오키나와의 추라우미 수족관 관람이었다.
여행 일정은 2023년 5월 16일 ~ 22일까지.
일본 내에서 비행기를 갈아탄 뒤에 배까지 타야한다-_-
덕분에 안그래도 비싼 일본 교통비를 정통으로 맞아
숙박비와 식대를 최대한 낮춰서 헝그리하게 다니는 걸로...
첫날 항공권이 09:45 출발이었기 때문에
쫄보로서는 당일 아침에 늦는 리스크를 감당하고 싶지 않아
전날 인천공항에서 노숙을 하기로 결정.
LCC가 있다면 무조건 고르는 극한의 가성비충이지만
오키나와로 가는 저가 항공편은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아시아나를 골랐다.
30만원이었던가...
마지막으로 다녀온 여행이 코로나 전 홋카이도 여행이었는데
이제는 배낭의 무게를 감당하기가 어렵다...
다음번에는 기필코 캐리어 여행으로.
처음 와본 오키나와 나하 공항
상당히 아담하다...
일본은 이번이 4번째였는데
국내선으로 갈아타보는건 또 처음이라 살짝 긴장을.
팔뚝에 한자로 연수라고 써있는 완장을 찬 직원? 인턴?들이
나처럼 방황하는 여행자들에게 먼저 다가와주기도 하고
엄청 친절하게 안내도 해주...려고 하는데
말이 잘 안통한다... ㅎㅎ
여기까지는 괜찮았는데 국내선 쪽으로 이동한 뒤에는 심각하게 영어가 안통함...
적당히 간판보고 눈치껏.
아마도 수학여행 같은 거 가는 학생들... 말도 잘듣네 ㅎㅎ
오키나와 한정이라는 뭔가가 여기저기 많음.
하이라이스 + 소바 800엔. 이 정도면 공항 물가치고는 착하지.
사진에는 없는데 + 하이볼 500엔...
근데 오키나와에서 본 집 중에 냉소바 하는 집을 한군데도 못봤음.
오키나와 소바는 무조건 온소바인가...
이 동네 사람들은 더위를 안타나 이열치열인가 별 생각을 다했음.
이렇게 더운데 왜 따뜻을 넘어 뜨거운 걸 먹는거지...
내가 가려는 이리오모테지마는 여러개의 섬으로 구성된 야에야마 제도의 섬 중 하나이고,
야에야마 제도에서는 제일 큰 섬이다. 그런데 대부분이 열대 우림으로 펼쳐져있고 국립공원으로 묶여 있는 섬이라 여기 관광객이 들어오는 방법은 배 밖에 없다. 헬기 같은게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그래서 이리오모테 섬으로 들어가려면
오키나와에서 야에야마 제도의 중심 섬인 이시가키까지 비행기로 온 뒤에
이시가키에서 페리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오키나와 공항 ~ 이시가키 공항은 1시간 거리이다.
정작 여행 경비 비중이 컸던 항공권은 얼마였는지 메모를 안해둬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20만원 정도 지불했던 것 같다.
일본 국내선 항공사는 솔라시드라는 항공사였고
어차피 처음 타봐서 잘 모르는-_-
기내에서는 커피 한잔 줬음.
이렇게 보니 다음 여행때는 색감 때문에 들고간 GXR을 버리고 가야겠다 싶다.
핀도 다 나가고 비트레이트가 낮으니 계조도 엉망 진창이네... -_-
이시가키에 도착한 감상은...
더워! 엄청!!
가로수가 심상치 않지만 분명 일본임...
미리 예약해둔 게스트 하우스까지 버스로 이동.
별로 오래 타지도 않았는데 500엔이여... 이 나라 교통비는 진짜 ㅋㅋㅋㅋ
게스트 하우스는 3000엔이었는데
그냥 싼 맛에...
겉은 예쁘지만
안은 좀 어둑한 보통 다다미 방이고
좀 과하게 클래식한 열쇠...
대충 벌레만 안나오면 만족하는 스타일이라 숙소 좋고 나쁘고는 잘 안따지는데
문제는 날씨가...
심상치가 않았다...
마치 태풍 오기 전처럼 바람이 엄청나게 세게 불기 시작했고
비도 올 기세고... 해서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이 시즌에는 투데이 이즈 베리 써니 데이라는 절망같은 이야기를...
사실 여행 가기 전에 혹시나 싶어 검색은 했었는데
5월 말부터 우기라고 해서 조금 긴장을 하기는 했다만
사실상 5월 중순이면 이미 살짝 날씨가 위험할 수 있는 일정이었다.
역시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명확하다니까.
많이 줄인다고 줄였으나 결국 15kg이 되어버린 족쇄배낭은 팽개쳐두고
이시가키섬의 밤거리를 배회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밝은데...?
이리오모테를 가면 과연 별이 찍힐까? 라는 공포감이 엄습해오기 시작했다..
뭐 이왕 온걸 어쩌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