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도 아닌 이야기를 분량만 쭉쭉 늘린 것 같아 엄청나게 민망하기는 한데...-_-

 

오늘도 별 도움이 안될 것 같은 이야기를 써본다. 

 

내 경우 적외선 사진 촬영 때 가장 짜증나는 건 플레어였다. 

렌즈 제조사는 렌즈의 플레어를 유발시키는 난반사를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여 코팅을 개발하고 렌즈에 적용한다. 

 

하지만 적외선 찍사들은 렌즈 제조사의 기대와는 다르게 

 

찍으라는 가시광선은 안찍고 눈에 뵈지도 않는 영역을 찍고 싶어하는 변태들-_-이기 때문에

 

가시광선 파장에 맞춘 코팅은 무쓸모가 된다.

 

20180831 IR_RT_IMGP8647 PENTAX PENTAX Q-S1 ƒ/2.8 2.5초 5mm ISO100
20180830 IMGP8636 PENTAX PENTAX Q-S1 ƒ/5.6 13초 5mm ISO125

위 사진들은 필자가 적외선 필터 택배를 받고 나서 처음 집밖으로 나가서 찍어본 사진이다.

태양 방향을 바라보기는 하지만, 그래도 렌즈 화각 상 위로 상당히 벗어나 있는데도 이 모양이다. 

 

물론 장난감 카메라 같은 

Pentax Q-S1 바디와 

 

더욱 장난감 같은 

Pentax Q Mount 렌즈라서 신뢰를 안갖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래도 꼴에 Pentax 가 자랑하는 SMC 코팅 렌즈다. 

 

가시광선용 코팅 따위 적외선에서는 얄짤 없다-_-;;

 

그래서 한동안은 태양을 등지고 찍기만 했었고, 

그렇게 태양을 등지고 찍은 사진의 하늘이 딥다크하게 나오면

 

20180922 R0023418 RICOH GXR S10 ƒ/2.5 1/500 5.1mm ISO100
20180922 IR_RT_R0023420 RICOH GXR S10 ƒ/2.9 1/870 7.3mm ISO100

 

희열을 느끼는 경지에까지 다다르기도 했었다-_-;;

 

그러던 와중 

 

20190415 2_R0023994 RICOH GXR S10 ƒ/8.9 1/104 15.3mm ISO100

 

어느날 의도치 않게 터진 플레어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 다음부터는 아예 플레어 없이 깔끔하게 하게 찍거나,

이왕 터뜨릴거 예쁘게 터뜨려 보자는 쪽으로 전환했다-_-;;

 

그리고 몇번의 우연을 거쳐 

20191212 R0024683 RICOH GXR S10 ƒ/3.2 1/440 5.1mm ISO100

동그랗게도 터지는구나를 발견했고,

어떻게 하면 저렇게 이계 행성에 달 뜬 모양으로 만들까 연구 중인데 아직 적당한 각을 찾지는 못했다. 

 

20201017 R0025237_2 RICOH GXR S10 ƒ/3.6 1/870 5.1mm ISO200

특히 이미 열살을 넘겨 노쇠하신 필자의 카메라는 

액정 상태가 특히나 심난하여 

해 쨍쨍한 날은 야외에서는 구도 확인조차 될까 말까인 수준이라

사실 얻어 걸리는 사진이 더 많다. 

 

LCD viewfinder 라고 불리는 

이런 애들을 달고 다니면 잘 보이기는 하지만, 

정말 가볍게 나가는 외출에 매일 갖고 다니기도 뭐하고. 

 

어쨌건 아직은 각을 찾지 못해서 얻어 걸리거나 

날이 어중간하게 좋을 때 이리저리 렌즈를 비틀며 잡으려고 노력은 한다. 

 

뭐 꼭 이렇게 찍자라는게 아니라, 

어차피 잘터지는 플레어 아예 깔끔하게 못찍을 상황이면

교묘하게 잘 맞춰서 예쁜 플레어를 터뜨려보는 것도 괜찮더라 이런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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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적외선 사진에 많이 투자하고 많이 찍어보신 분들은 확실히 이것저것 아는게 많으시다. 

560nm, 720nm, 750nm, 850nm 등등 다른 파장의 필터 느낌도 잘 알려주실 수 있고...

 

그런데 나 같은 가난뱅이는 그럴 여력이 없다-_-;;

필터만 해도 메이커 필터 대구경으로 가면 하나에 십수만원씩 하는데 그걸 종류별로 갖출 능력도 안되고..

 

그리고 나 같은 경우 묻지마 완제품을 구입했기 때문에

사실은 내 카메라에 달려있는 필터가 몇 nm 짜리인지도 정확히 모른다-_-;;

 

다른 찍사 분들 사진 보니 대충 720~750nm 정도겠구나 추정만 할 뿐. 

사실 내 경력+실력으로 글 쓰는 것도 웃긴 일이기는 하다-_-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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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infrared photography 같은 키워드로 이미지 검색을 하면 정말 잘찍은 사진이 넘쳐난다. 

instagram 태그 검색도 마찬가지고. 

 

이렇게 비루한 사진이 어디 감히 머리나 들이밀어보겠냐마는. 

그래도 필자는 싸게 사서 아주 알차게 즐기고 있는 중이다. 

소구경 묻지마 필터로 시작하면 

삼각대 장노출이 조금은 불편할지라도 

싼 값에 적외선 사진 촬영이 가능하니 

관심 있으신 분은 츄라이 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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