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0 R0016622~2.JPG RICOH GXR A12 ƒ/2.5 15초 18.3mm ISO400

아름다웠지만 달 덕분에 폭망한 몽골 은하수 보기 여행에서의 사진이다. 

 

고비사막 여행에는 최소 7일이 필요한데 애잔하게 남의 돈 받으면서 다니는 직장인에게 추석을 제외한 기회는 없었고, 

그래도 상현달 정도면 어찌저찌 되지 않을까 했지만 안.된.다.

 

사방이 뻥뚫린 몽골의 자연은 달이 지평선을 이미 넘어갔음에도 밝은 기운을 뿜뿜했고,

필자는 울면서 북쪽하늘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

 

하지만 그래도 운좋게 얻어 걸린 이 사진은 좋아라 하는 사진이다. 

다른 사람들이 찍은 아름답게 빛나는 은하수를 배경으로 찍지는 못했지만 

이것도 나름 쓸쓸하니 좋잖아..?

 

어쨌건 오늘 이야기는 카시오페이아 이야기이다. 

 

카시오페이아라고 하면

 

이분들이나

 

음덕이라면 이분들,

 

겜덕이라면 이걸 떠올릴지도 모르겠지만...

 

이 별자리 쪽이 몇천년은 먼저일거다. 

 

찌그러진 W 모양에 북두칠성과 함께 1년 내내 보이는 별자리. 

 

또한 북두칠성과 함께 북극성을 찾을 때 가장 많이 이용되는 별자리기도 하다.

 

참 쉽죠? 사실 막상 필드에서는 그렇게 쉽지는 않다.

 

사실 카시오페이아를 이용해서 북극성을 찾으려면 머릿속에서 가상의 연장선을 만들고 붙이고 해야하기 때문에...

북두칠성을 이용하는 쪽이 훨씬 쉽지만

사람 사는게 그렇지가 않아서 가끔 북두칠성이 지형지물에 가려지기도 하고

시간 대에 따라서 보이지 않기도 하기 때문에 알아두면 편리하다.

 

아라비아 쪽에서는 뒤집혔을 때 M자로 봐서 낙타로 보기도 했다 카더라. 

가보지도 못한 아라비아지만 추측컨대...

위도가 낮아질수록 북극성 고도가 낮아져서 적도 근처에서는 거의 지평선에 닿을 듯 할 것이고..

그 근처에서 살던 사람들이 카시오페이아를 W로 볼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나중에 아랍 쪽에 가게 된다면 사진으로 남겨보겠다...-_-;;


싸가지가 없었던 사람으로 따지자면 그리스 신화에서 수위를 다투지 않을까 싶은데...

에티오피아의 왕비로 세페우스의 아내기도 했고, 안드로메다 공주의 엄마이기도 했다. 

자기 딸(또는 카시오페이아 본인)이 바다의 정령인 네레이데스보다 더 예쁘다고 자랑질을 했고...

 

이에 분노한 성질 더러운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해일을 일으키면서 깽판-_-을 친다.

이 재난을 진정시키려면 딸 안드로메다를 제물로 바쳐야한다는 신탁을 받고

결국 안드로메다를 괴물 고래에게 바치기 위해 해안가에 묶어둔다.

 

안드로메다는 페가수스 + 메두사 머리의 극강의 템빨을 뽐내던 페르세우스에게 구출되지만...

 

카시오페이아는 하늘에 올려져 별자리가 된 후에도 성질도 더럽고 뒷끝까지 심한 포세이돈에게 허락을 못받아 지금까지도 하늘 위를 맴돌고 있다는 사이다 같으면서도 찝찝한 이야기...

 


 

지금도 그렇지만 바다는 무섭다.

그나마 현대에 사는 우리는 사진으로도 보고 돈만 내면 잠수함도 타지만,

고대의 사람들에게 바다란

풍요를 제공하면서도 발은 커녕 빛조차 닿지않는 심연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포세이돈은 무섭다. 

순종하는 인간에게는 그럭저럭 잘 대해주지만

재수없는 인간에게는 얄짤없는 상남자...

 

어쩌면 카시오페이아 신화는 신화를 창조한 사람들이

후대의 사람들에게 남기는 일종의 조언 또는 경고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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