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필자도 한국어로 된 자료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서 꽤나 삽질을 거듭하다가 구글링을 통하여 겨우 자료를 구했는데 막상 지금은 뭐...
어차피 실제로 있지도 않은 색, 찍사 마음대로 보정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_-
그렇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기본 틀은 설명을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써본다.
일단 갖춰야 할 준비물은
1. 적외선 촬영이 가능한 장비
2. 보정 툴
3. 귀찮음을 무릅쓰고 RAW 촬영을 하는 성실함
정도 되겠다.
3번이 꽤나 중요한데 안그래도 적외선 사진은 과보정 때문에 화질이 박살날 확률이 높다.
특히 필자처럼 싸구려 똑딱이를 쓰는 경우
낮은 보정 관용도와 태생적으로 좁은 DR 및
작은 센서에서 뿜뿜하는 노이즈 등 화질에 영향을 줄 요소가 많으니 더욱 신경써야 한다.
가끔 인스타그램에서 초고화질 적외선 사진이 보이는데 보통 해시태그를 확인해보면 D800 이상급의 카메라를 개조하는 용자들의 사진이 대부분이다. 뭐 물론 그런 분들이야 내공 자체가 어마어마하겠지만, 우리 같은 사린이들은 내공도 좋은 카메라도 갖고 있지 않으니 주어진 것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_-
RAW를 쓰라고 강조했지만 외장하드 연결 문제로 본의 아니게 구글 포토에 올라가 있는 압축본을 사용해서 진행하는데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_-
필자는 주로 적외선 사진을 보정할 때 Rawthrapee 라는 오픈 소스 편집 툴을 사용한다. 라이트룸 같은 유료 툴을 쓰면 왠지 보정이 더 잘 될 것 같은 느낌-_-을 받기는 하지만, 필자는 돈도 없고 간이 작아 어도비에서 잡아갈까봐 오픈 소스 내지는 프리웨어, 쉐어웨어 등 돈을 안내고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채널믹서가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라이트룸이던 다크룸이던 상관없다. 다 할 수 있다.
순서는 보정하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는 일단 채널부터 뒤집고 보는 편이다.
Color 탭에 보면 정상적인 채널믹서가 보인다.
그런데 적외선 사진은 적외선 근처 대역만 통과시키고 그 이상의 주파수를 가진 대역을 죄다 잘라냈기 때문에
당연히 사진이 불그죽죽하다.
이걸 채널믹서를 통하여 조정할 것이다.
채널 믹서 앞에 있는 전원 아이콘을 켠 후
Red Channel 은 빨간 색을 0 파란 색을 100으로 바꾸고
Blue Channel은 파란 색을 0 빨간 색을 100으로 바꾸면
이렇게 하늘이 파랗게 바뀐다.
사실 이 하늘 색 맞춰주려고 채널믹서 돌리는 거다.
이 과정을 Channel swap 이라고 한다.
그리고 화밸을 잡아주는데 적외선 사진의 화밸은 일반 사진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
실제로 보이는 색을 잡는 게 아니라서 크게 상관은 없다고 보는데 취향껏 잡으면 된다.
많은 경우 녹색 식물을 흰색으로 잡는다-_-
이 정도 오면 이게 사진 회화인지 좀 궁금해지는 수준에 다다른다-_-
그리고 나서는 뭐... 개인 취향에 따라 쪼물딱쪼물딱 해주면
된다...
사실 이 사진은 처음에 밝혔듯이 걍 JPG도 아니고 무려 구글 포토에서 다운받은 압축 이미지로 진행했기 때문에
RAW로 진행한 것과는 채널 스왑 후의 색이 많이 다르다.
그리고 카메라에서 주광 화밸로 잡았을 때와 커스텀 화밸을 잡았을때의 색감도 많이 다를 거다.
하지만 이건 찍사의 주관이 매우 강력하게 작용하는 부분이라 알아서 자기 색깔 찾아나가면 될 거라 본다.
채널 믹서에 위화감 같은 걸 많이 느끼는 분들도 계실 텐데,
나도 맨 처음에는 무조건 채널믹서를 돌리고는 했다.
그런데 꼭 그럴 필요는 없더라는게 의견이다. 어차피 없는 색인데 아무렴 어떠랴 싶기도 하고.
같은 적외선 촬영 개조 전문 샵이 있기도 할 정도로 어느 정도 규모가 형성된 것으로 보이고,
한국에도 천체사진용 필터 개조 특화 업체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만
사진 출처 : KolariVision.com
문제는 가격이 아주 흉악하다는 것이다-_-
저 가격은 당연히 카메라 가격을 제외한 개조 비용이고, 풀프레임 카메라를 저렇게 개조하는데 들어가는 총비용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리라 본다.
이 방식의 장점은 1번 방식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장노출에 대한 제약이 어느 정도 풀린다.
물론 일반 촬영에 비하면 셔터스피드가 확 줄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낮에는 어지간하면 핸드헬드 촬영이 손쉽게 가능하다.
물론 센서에 찰싹 붙어있는 IR Cut 필터 교체는 개인이 하기 어려운 고난이도 작업이고, 그에 따른 합당한 공임을 지불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어쨌건 가난뱅이인 내게는 며칠 밤을 고민할 만큼 큰 비용이었다.
거기다 이렇게 개조한 카메라는 적외선 촬영 전용 카메라가 되어 일반 촬영에 사용할 수 없다는 큰 리스크가 따르고, 임의개조에 속하니 워런티도 파기된다(회사에 따라 개조업체에서 자체 A/S를 적용하는 걸 보기는 했는데 A/S범위를 잘 모르겠다). 그리고 저 비싼 걸 배송추적도 안되는 저가 배송으로 받을 수는 없으니 EMS 왕복 배송료까지...-_-
이 방식의 장점은 렌즈에 적외선 필터를 끼우면 적외선 사진을 찍을 수 있고, IR / UV차단필터를 끼우면 일반 사진도 찍을 수 있으며... 필터를 안씌우면 Full Spectrum이라 불리는 또 다른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인데...
여기에 혹하는 사람은 과연 내가 장노출도 귀찮은데 찍을 때마다 필터를 갈아끼울 정도의 성실함을 갖고 있는지 고민해보자(...)
안해봐서 잘은 모르겠다만, 나는 나 스스로가 그런 부류가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과감하게 패스했다.
어쨌건 이렇게 싼마이로 구입한 적외선 모듈을 몇 년 동안 좋은 장난감으로 잘 가지고 놀고 있다.
필자가 구입한 모듈은 무려 1:1.7인치의 스마트폰보다 조금 더 큰 이미지 센서와 환산화각 24-72mm 정도의 줌렌즈가 합쳐진 구조인데, 화질로 말하자면 개조하기 전 원판 화질부터 몇 년전 스마트폰에 밀리는 처지이며(...) 보정 관용도 또한 처참해서 보정하고 나면 노이즈에 뭐에 이것저것 난리 부르스를 치는 모델이다.
하지만 이렇게 혜자로운 가격에 적외선 촬영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만 해도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고장나기 전까지는 꾸준히 사용할 예정이다.
세번째, 네번째 이야기를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혹시나 쓰게 된다면 실제 촬영이나 보정에 대하여 얘기할 수 있었으면 싶다.
(사실은 예전에 썼던 글이 인터넷 어딘가에 쳐박혀 있겠지만... 새로 쓰는게 빠를 듯 싶다...-_-)
그런데 막상 예전 글을 읽어보니 꽤나 예전에 썼던 글이라 내가 말하는 어조가 지금과 너무 다르기도 하고
너무 예의 바른 느낌이라(...) 약간은 비뚤어진 느낌으로 쓰고 싶기도 해서(......)
결국은 참고만 하고 다시 쓰는 걸로 결정.
적외선 촬영은 적외선 + 적외선 근처의 일부 가시광선만 통과시키고 나머지 영역은 싸그리 차단하는 촬영이다.
녹색 식물, 특히 나뭇잎은 적외선을 많이 반사하기 때문에 밝게 나오고, 반면 하늘이나 물의 경우 적외선을 흡수하기 때문에 어둡게 나오는데, 이렇게 찍어놓으면 뭔가 몽롱하고 몽환적인 느낌의 사진이 나온다...(사실 처음에는 그랬는데 이제 많이 찍어서 그다지 그렇게 안 느껴진다-_-)
보정 방법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져서 이게 적외선 사진이라고 하기는 좀 뭐하다만
뭐 대충 이런 느낌이다.
보통은 여름에 많이 찍는다.
꽃들이 만발하는 봄이나 예쁘게 단풍이 드는 가을에는 일반 사진이 훨씬 예쁜데 굳이 돈 들여 가며 적외선 촬영을 할 이유가 없다(...) 겨울도 그냥 눈이나 예쁘게 찍으면 되는데 굳이 돈 들여서 적외선 사진을 찍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적외선 촬영 특성상 광량이 굉장히 줄어드는데 이게 또 노이즈와 직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
어쨌건 광량 쨍하고 일반 촬영과 비교 포인트가 될 수 있는 풀떼기 많이 나는 여름이 찍기 좋다.
여름이 아니라고 해서 못 찍는 건 아닌데 여름이 제일 잘 나오는 것 같기는 하다.
과거에는 적외선 촬영을 위해서 전용 필름을 사용했(다고 한)다.
(사실 구경도 못해본 터라 이렇게 아는 척 쓰기가 양심에 꺼려지지만 사람이 어떻게 직접 경험으로 모든 걸 체험하면서 살겠나... 인터넷으로 줍줍한 간접 지식도 열심히 흡수하면 내꺼 되는게지...)
요즘은 필름 카메라 쓰는 사람 신기하게 볼 정도로 디지털 카메라가 흔해졌고, 적외선 촬영도 디지털로 찍는 사람이 많아졌다. 당장 인스타그램에서 #infrared 나 #infraredphoto, #infraredphotography 같은 태그 검색에 때려보면 아주 깔끔하게 찍힌 적외선 사진이 100000 단위로 나오고 한국인 찍사들도 꽤 많아진 것 같다.
나는 필름 카메라라고는 어릴 적 장롱에 있던 삼성제 풀오토 똑딱이 카메라 말고는 잡아본 적도 없는 필린이이기 때문에 심오한 적외선 필름의 세계에 대한 지식이 눈곱만큼도 없다.
그래서 혹여 적외선 필름 촬영에 대한 정보를 기대하고 들어오신 분이 계시다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위와 같은 이유로 적외선 필름에 대한 포스팅은 하기 어려울 것 같고 다음 포스팅에서는 내가 직접 해본 디지털 적외선 촬영 삽질에 대하여 이야기해볼까 한다.